
###### 오늘은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.
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서류를 약 50곳에 넣었고, 면접은 20~30곳을 봤습니다.
이후 이직까지 포함하면 총 70군데 가까이 지원했던 것 같아요. 숫자로 보면 정말 어마어마하죠.
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쓰고, 얼마나 많은 문을 두드렸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.
그래서인지 저는 지금도 취준생 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.
이력서 한 장 한 장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, 한 통의 합격 연락이 얼마나 간절한지를요.

전문가를 믿었던 것이 문제였을까요?
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신경 쓴 것이 바로 증명사진이었습니다.
당시는 취업 전문 헤어메이크업 샵이 막 생겨나던 시기였어요. 정보도 많지 않았고,
어렵게 번화가의 유명한 곳을 예약해서 촬영을 했습니다.
그런데 사진을 받아보는 순간 당황했습니다. 분명 내가 찍은 사진인데,
사진 속의 사람이 저와 달랐거든요. 지금 표현으로 하자면 "Ctrl+C, Ctrl+V"가 된 느낌이랄까요.
과한 보정으로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해졌고,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정제되어 있었습니다.
누가 봐도 취업사진다운 취업사진이었지만, 제 얼굴은 아니었습니다.
당황해서 작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.
##### "요즘 다 이렇게 찍어요. 이게 트렌드예요. 모르시는 거예요."
###### 취업에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전문가의 말이라면 맞겠지 싶었습니다.
사진을 그대로 제출했고, 운이 좋게도 몇 군데 면접 연락이 왔습니다.

면접장에서 일어난 일
면접 당일, 저는 긴장을 잔뜩 한 채로 자리에 앉았습니다.
면접관님께서 제출된 서류를 훑어보시더니, 저를 한 번 보고, 사진을 한 번 보고, 다시 저를 한 번 보셨습니다.
그 몇 초가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.
그리고 나온 첫 질문이 이것이었습니다.
###### "제출하신 이 증명사진이 본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?"
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됐습니다.
어떻게 면접을 마무리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어요. 결과는 당연히 낙방이었습니다.
그 경험이 저를 바꿨습니다
그 이후로 저는 13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한 가지 철학을 지켰습니다.
"자연스러운 증명사진"
손님이 사진을 수령하기 전에 반드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
사진을 보면서 의문이 생기면 함께 이야기 나눴고, 과한 보정을 원하시는 분께는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권유했습니다.
처음에는 "왜 이렇게 안 해줘요?"라는 불만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, 이내 그 이유를 설명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.
면접장에서 내 사진이 나답지 않으면, 그 불안은 고스란히 면접에서 드러납니다. 떨리는 그 순간,
사진 문제로 첫 질문을 받는다면 누구든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.

증명사진에서 실제로 많이 하는 실수들
제 경험뿐 아니라 13년간 수많은 취준생 손님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습니다.
① 과보정으로 실물과 너무 다른 사진 가장 흔한 사례입니다. 피부 보정이 지나쳐 인형처럼 보이거나,
얼굴 윤곽이 달라진 경우입니다. 실물과 다른 사진은 면접 첫 순간부터 신뢰도에 영향을 줍니다.
② 표정이 굳거나 긴장된 사진 증명사진이라 딱딱하게 찍어야 한다는 편견 때문에 표정이 지나치게 경직된 경우가 많습니다.
면접관은 하루에 수십 장의 사진을 봅니다. 자연스러운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장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.
③ 배경·복장이 지원 분야와 맞지 않는 경우 흰 배경, 정장이 기본이라 생각하지만,
크리에이티브 직군이나 서비스직은 오히려 다양한 배경과 연출이 더 잘 어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. 지원하는 분야의 분위기를 먼저 파악하
는 것이 중요합니다.
④ 오래된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2~3년 전 찍은 사진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.
헤어스타일, 체형, 인상이 달라졌다면 꼭 새로 찍으시길 권장합니다.
